Another
20060531

맹세보다 가혹한 일기를 쓴다

그 여름 인생에 대해서 말할 수 있다
(당신은 쓸려갔고 다시 오지 않았다)

그 여름 슬픔에 대해 말할 수 있다
(당신이 적막을 주었고 어떤 생이 남았다)

강은 멀리서 소리를 낸다. 울 수 있는 것도 능력이다. 뒤집힌 채 강물 위로 떠오르는 물고기들은 마지막 방점을 찍는다. 누가 감히 물고기의 크기를 묻고 누가 물고기의 고향을 묻는가. 몰락을 마주할 때도 법도가 있다

부질없는 건 여행이다. 강을 보고도 여행을 가치 있는 일이라고 생각하는가. 갈 곳을 미리 알고 싶은가. 그곳이 정말 궁금한가. 그곳이 내 것인가

비는 일단 밤에 내리는 게 맞다